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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미의 <우리가 잃어버린 것> 그녀가 잃은 건 직장만이 아니었다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해 작품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이 매달 25일 발행하는 ‘월간 핀시리즈’ 32번째 작품이 있다. 서유미의 『우리가 잃어버린 것』(현대문학, 2020) 소설이 그것이다. 서유미는 2007년 문학수첩작가상을 받으며 등단한다. 같은 해 제1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하고, 장편소설 〈쿨하게 한걸음〉, 〈당신의 몬스터〉, 〈끝의 시작〉, 소설집 〈당분간 인간〉》과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를 펴냈다. 육아 휴직을 한 40대 초반 노경주는 회사에 복직하지 않고 회사를 그만둔다. 일은 나중에도 구할 수 있지만 아이의 유아기는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주인공은 딸 지우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카페 ‘제이니’에서.. 2024. 3. 17.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론> 진정한 삶과 지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상황과 그리 다르지 않는 고대 아테네의 상황을 담은 책이 있다.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론』 ( 천병희 옮김, 숲, 2012)이다. 소크라테스가 기원전 399년 자신에게 제기된 고발사건에 대해 법정에서 스스로 변호하는 과정을 묘사한다. 플라톤(Platon 기원전 427~347)은 관념론 철학의 창시자로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와 더불어 서양의 지적 전통을 확립한 철학자이다. 플라톤 집안은 비교적 상류계급이었고, 그런 배경으로 정계 진출을 꿈꾸었다. 하지만 믿고 따르던 스승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보고, 큰 충격을 받고 정계 진출의 꿈은 접는다. 이집트, 남이탈리아, 시칠리아 등 해외 여행에서 돌아온 그는 대학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아카데메이아(Akademeia).. 2024. 3. 16.
권여선의 <안녕 주정뱅이> 비극적인 삶이어도 행복할 자격은 있다 삶은 고뇌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역사가 쓰인 이래 늘 그래왔다. 고달픈 현실에 절망하고, 좌절하고, 분노하는 것은 자연스런 인간의 일상인 것이다. 여기 생의 비극적인 요소에 처절하게 노출되어 있는 내용의 소설이 있다. 권여선의 소설집 『안녕 주정뱅이』 (창비, 2016) 중 첫 번째 단편소설인 〈봄밤〉이 그것이다. 작가 권여선은 1996년 『푸르른 틈새』로 제2회 상상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다. 권여선 작가의 문체는 굉장히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것으로 평가되며,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이효석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를 수상한다. 뼈가 무너져 내리는 수환이 있다. 그리고 술에 잠식해가는 영경이 있다. 수환과 영경은 12년 전 마흔셋 봄에 친구 결혼식장에서 처음 만난.. 2024. 3. 15.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존재의 가벼움? 체코 태생의 작가인 밀란 쿤데라의 대표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재룡 옮김,민음사, 1999)은 표면적으로는 연인간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멜로 소설로 보인다. 하지만 주제의식과 서술형식을 비롯한 작품 전반에는 니체의 철학이 깊게 관통하고 있는 만큼 쉽지 않은 소설이다. 이 소설은 존재론적 질문과 포스트모더니즘적 형식을 실험한 선구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밀란 쿤데라는 체코의 시인이자 소설가로 장르를 불문하고 뛰어난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주로 사회주의 사회의 인간 관계를 다루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열쇠의 소유자』, 『불멸』, 『느림』, 『농담』 등이 있고 에세이집 『소설의 기법』이 있다. 사회주의 이념이 강하게 지배하는 당시 체코 사회에서 밀란 쿤데라의 작품은 문제시되었고, 결국.. 2024.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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