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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언론의 폭력과 우리의 시선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민음사, 2008)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하인리히 뵐의 1974년 작품이다. 1975년에는 폴커 슐렌도르프에 의해 영화도 개봉되고, 학생들의 교재로도 선정되었던 베스트셀러 작품이다. 이 소설은 카타리나 블룸이라는 한 여성을 둘러싼 언론의 잘못된 취재 관행을 고발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달라지지 않은 언론의 폭력, 그에 반응하는 우리들의 시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20대 중반의 카타리나 블룸 이라는 여자는 ≪차이퉁≫지의 퇴트게스 기자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다. 이 살인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화자는 2월 20일 수요일부터 24일 일요일까지 닷새 간의 사건 과정을 이야기한다. 수요일 저녁 카타리나 블룸은 한 댄스파티에서 괴텐이라는 .. 2024. 3. 29.
김훈의 <화장> 기갈(飢渴) 김훈 작가의 소설집 『강산무진』 (문학동네, 20106) 중 단편 소설 〈화장(火葬)〉은 2004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이다. 작가 특유의 사물과 사람에 대한 묘사가 섬세하고 구체적이다. 누구도 쉽게 말을 꺼낼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서 가차없이 매우 차분하고 자세히 설명한다. 〈화장(火葬)〉에서 주인공은 재벌급 화장품회사에서 상무로 근무하고 있으며 전립선염으로 자주 고통을 호소한다. 오줌이 빠지지 않는 주인공의 몸은 무거웠고 비뇨기과에서 도뇨관을 꽂고 오줌을 빼내야만 가벼워진다. 그의 아내는 뇌종양 발병으로 몸의 살이 거의 남아있지 않는 뼈와 가죽뿐인 상황이며 임종 직전이다. 검불처럼 늘어져 있던 뼈만 남은 육신으로 몸부림치는 아내는 아이스크림과 더운밥에서 구린내를 느끼며 구토를 일으킨다. 아내는.. 2024. 3. 28.
김승옥의 <무진기행> 무진의 안개 196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생명연습』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의 1964년 단편 『무진기행』이다. 《김승옥 소설전집 1》(문학동네, 1995) 중 단편 소설 『무진기행』은 감각적인 문체, 배경과 인물의 배치, 언어의 정확한 사용으로 우리 현대소설의 한 모범을 보여주는 김승옥의 대표적 작품이라 하겠다. 주인공은 동거하던 여자가 떠나버리자 남편을 잃고 혼자 남은 지금의 아내와 결혼한다. 결혼한 뒤 그는 곧 제약 회사의 전무 자리를 약속받는다. 즉 “당신 안색이 안좋아요. 어머님 산소에 다녀 온다는 핑계를 대고 무진에 며칠 동안 계시다고 오세요. 주주총회에서의 일은 아버지하고 저하고 다 꾸며놓을게요.” 라고 말하는 아내의 권유로 1주일간 무진을 찾는다. 주인공 나는 서울에서의 .. 2024. 3. 27.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생각의 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길사, 2006)은 홀로코스트의 전범인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에 특파원 자격으로 참관한,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잡지 뉴요커에 연재했던 5개의 기사들을 묶어 간행한 책이다. 『전체주의의 기원』 (1951), 『인간의 조건』 (1958)를 쓴 저자는 ‘악의 평범성’에만 한정하지 않고, 모든 인간은 공적인 세계에 나와서 스스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생각 및 사유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주제를 던지고 있다. 아이히만은 아르헨티나로 도망 다니다 1960년 5월에 체포된 후, 이듬 해 예루살렘의 특별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그가 수용소에서 죽게 만든 유대인은 수 백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아이히만은 항변한다. 승진을 하고 싶어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 2024.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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