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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스카르메타의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메타포, 세상을 읽는 눈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는 실존했던 칠레의 시인이자 정치가이다. 정치적인 색채를 띤 시를 비롯해 아름다운 사랑과 일상을 노래한 다양한 시를 발표했다. 1971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칠레의 민중 시인으로 이름이 높다. 네루다라는 인물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하여 쓴 소설이 있다. 안토니오 스카르메타의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민음사, 2004)가 그것이다. 스카르메타는 네루다와 이슬라 네그라(‘검은 섬’ 이란 뜻)의 시적인 향기에 흠뻑 취해 이 소설을 집필한다. 1994년에 『일 포스티노』란 영화로도 만들어져 외국어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다. 소설은 1970년대 초 칠레의 이슬라 네그라라는 산티아고에서 12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작은 어촌 .. 2024. 4. 6.
이석원의 <2인조> 내 행위에 대한 판단의 주체는 내가 되어야 한다 요즘 시대에 흔하게 쓰이는 말이 있다. 번아웃증후군(burnout syndrome)이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 정신적 피로로 무기력증이나 우울증 등에 빠지는 증상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번아웃증후군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규정했다. 의학적 질병은 아니지만 제대로 알고 관리해야 하는 직업 관련 증상 중 하나로 인정한 것이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601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74.7%가 출근 후 무기력감과 우울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번아웃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위로 내지 도움을 줄만한 책이 있다. 이석원의 「2인조」 (달, 2020)가 그것이다. 이 작품은 2009년 .. 2024. 4. 5.
호프 자런의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덜 소비하고 더 많이 나누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seaspiracy)〉가 국내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해양 생태계의 오염 실태를 추적한 다큐이다. 많은 사람이 생활쓰레기로 배출하는 미세 플라스틱을 해양오염의 주된 원인으로 알고 있지만, 다큐는 어부들이 던지는 어망이 바다오염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실태를 보여준다. 사실 우리는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묵묵히 그물을 들어올리는 어부의 전통적 이미지에 갇혀 어업의 바다오염 가능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 먹고 소비하는 우리의 삶이 지구에게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이에 대한 이해를 안겨 줄 만한 책이 있다. 호프 자런의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김영사, 2020)이다. 〈타임〉이 선정한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린.. 2024. 4. 4.
현기영의 <순이삼촌> 심리적 고통 많은 사람이 현실 속에 가까이 다가오는 죽음에 대해 잘 모른다. 슬퍼하고 안타까워하지만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의 마음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기에 죽은 이가 느낀 고통의 핵심에도 쉽게 가닿지 못한다. 현기영의 『순이삼촌』 (창비, 2009)은 30년 전 4 · 3사건에 의해 죽은 사람들의 심리적 고통을 문학으로 이해하게끔 쓴 작품이다. 나이 26살에 혼자 몸이 되어 30년 긴 세월을 수절하며 지내온 순이 삼촌이 있다. 삼촌이라고 하지만, 제주도에서는 촌수 따지기 어려운 먼 친척 어른을 남녀 구분없이 삼촌이라 부른다. 화자는 할아버지 제삿날에 고향 제주도로 내려가, 몇 일 전에 순이 삼촌이 세상을 등졌다는 슬픈 소식을 접한다. 순이 삼촌은 30년 전 부락 학살을 당할 처지에서 기적적으로 .. 2024.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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