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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자런의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by 글 쓰기 2024.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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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소비하고 더 많이 나누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seaspiracy)가 국내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해양 생태계의 오염 실태를 추적한 다큐이다. 많은 사람이 생활쓰레기로 배출하는 미세 플라스틱을 해양오염의 주된 원인으로 알고 있지만, 다큐는 어부들이 던지는 어망이 바다오염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실태를 보여준다. 사실 우리는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묵묵히 그물을 들어올리는 어부의 전통적 이미지에 갇혀 어업의 바다오염 가능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 먹고 소비하는 우리의 삶이 지구에게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이에 대한 이해를 안겨 줄 만한 책이 있다. 호프 자런의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김영사, 2020)이다.

 

타임이 선정한 영향력 있는 100에 이름을 올린 여성과학자이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지구 진화 및 역학 센터에서 교수로 재직중인 호프 자런은 이 책에서 지난 50년 간 지구 환경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이야기한다. 50년 이란 시간에 초점을 둔 것은 1969년생인 저자가 자신의 삶을 통해 경험한 지구 현실의 변화들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구, 평균 수명, 식량 생산 방식과 에너지 소비등에 어떤 변화가 있었고, 이것이 결국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있는 그대로의 데이터와 섬세하고 유머러스한 필체로 서술한다.

 

50년 전에는 고깃배들이 바다로 나아가서 연어를 잡아왔지만, 양식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대서양의 연어는 더 이상 바다로부터 오지 않는다. 1킬로그램의 연어를 얻으려면 3킬로그램의 연어 먹이가 필요하고, 이는 작은 물고기 15킬로그램을 갈아넣는 것이 된다. 바다의 먹이사슬의 맨 밑바닥에 있는 이런 작은 물고기들이 사라지면 바다생물들 골고래, 바다사자, 흑동고래의 먹이가 사라지는 것을 뜻한다. “연어 공급량을 200배 이상 늘린 바다 양식이 한편으로 세계 물고기 포획량의 1/3을 양식장 먹이로 쓰도록 한다.” (p.88)라고 저자는 생태계의 변화를 걱정한다.

 

지난 22일 온라인으로 세계 정상들이 기후정상회의를 개최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선언한 것이다. 인류의 삶의 터전을 기후변화 위기에서 지켜내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생존의 과제라 인식한 것이다. 이 책에서 “175개국이 2015년 서명했지만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늘어났고, 2016년은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이런 있으나 마나 한 협정에 충실해 보이는 데 엄청난 상징적인 의미를 둔다.” (p.189) 고 호프 자런은 꼬집는다. 하지만 앞으로 더는 미룰 수 없는 것이기에 세계 주요 국가들의 기후변화 대응에 기대를 해본다.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 인구가 2배로 증가하고 식량 생산은 3배로 증가했다. 에너지 소비는 10, 화석 연료 사용은 9배 증가했다. 이런 모든 변화가 되돌릴 수 없는 심각한 기후 변화를 일으켰다는 것은 잘 아는 사실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결핍과 고통, 그 모든 문제는 지구가 필요한 만큼을 생산하지 못하는 무능이 아니라 우리가 나누어 쓰지 못하는 무능에서 발생한다. 덜 소비하고 더 많이 나누라.” (P.127) 저자는 에너지 절약이 우리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할 그 어떤 근거도 없다고 강조한다. 또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과소 평가했어도 안 될 것이라고 말한다. 책은 필자로 하여금 고기를 줄이고 채식위주의 식사로 전환할까? 플라스틱 수세미를 천연수세미로 바꾸는 조그만 일상의 행동부터 하게 만든다.

우리는 어떻게 유한한 지구에서 사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까? 이 책에서 호프 자런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각자 어떤 행동을 해야 할 것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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