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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오스틴의 이성과 감성, 진정한 사랑

by 글 쓰기 2024.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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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방송국이 실시한 지난 천 년간 최고의 문학가조사에서 셰익스피어에 이어 2위에 오른 작가는 제인 오스틴이다. 그녀의 이성과 감성, sence and sensibility(김순영 옮김, 펭귄클래식코리아, 2017)1811년 출간 이후 2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작품이다. 진정한 사랑에 눈떠 가는 두 자매의 이야기 속에서 삶의 통찰을 접할 수 있다. 인터넷이 의사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의 중심에는 역시나 대화의 중요성이 있음을 잘 보여준다. 사람은 각기 다른 개성과 성향이 있기 마련이다. 이 소설에는 이러한 다양하고 매력적인 개성들을 만나보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제인 오스틴(Jane Austen)은 영국 햄프셔의 스티븐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목사인 아버지로부터 폭넓은 독서 교육을 받았다. 1794년에 훗날 노생거 수도원이란 제목으로 출간될 미완의 소설 캐서린을 집필하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809년 햄프셔의 알턴 인근 초턴에 정착한 뒤 일생을 독신으로 소설 집필에 몰두하다 4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저서로는 오만과 편견, 맨스필드 파크, 에마, 설득등이 있다.

 

 

이성적이면서도 차분한 언니 엘리너는 이성으로, 직설적이면서도 감성이 풍부한 동생 메리앤은 감성으로 대표되는 인물이다. 세상은 돈과 이해타산으로 움직이지만, 대시우드 자매에게는 돈이나 인맥이 없다. 분별력이 있고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엘리너는 루시 스틸처럼 남자의 재산을 노리는 경쟁자를 상대하기가 쉽지 않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까닭에 파렴치한 남자에게 쉽게 마음을 연 메리앤은 어려운 일을 당한다.

 

 

먼저 저자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묻는다. 당시 사회적 상황은 여성이 사회적 신분을 유지하고 경제적 안정을 추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결혼이었다. 소설은 연인이라는 인간관계를 맺고 결혼까지 나아가는 과정에서 나를 깨닫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통찰의 지혜가 담겨 있다. 저자는 사랑을 통해서 어떻게 나를 알게 되는지, 사랑하는 대상을 선택하기 위해서 타인을 관찰하고 분별하는 능력이 왜 중요한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진실한 애정이 없기에 신뢰와 약속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에드워드와 루시의 관계를 통해 잘 보여준다. “제가 어리석고 나태했기 때문입니다. 몇 달 동안 그녀와 거리를 두며 할 일이 있었더라면, 세상 사람들과 섞이면서 그 애정과 환상에서 금방 벗어날 수 있었을 겁니다.” (p.445) 제인 오스틴은 우리가 사랑의 모습이라고 착각하기 쉬운 열렬하고 뜨거운 사랑의 순수함은 순진한 진심일지는 몰라도 완성된 사랑의 형태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즉 사랑이란 서로에 대한 진실한 애정과 변치 않는 신의를 지킬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작품 속에서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묘사한다.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메리앤과 에드워드이다. 시련의 극복과 내적 성숙의 특징을 대표한다. 메리앤은 결국 병을 얻어 사경을 헤매고 나서야 잘못을 깨닫게 된다. 즉 다행히도 메리앤은 치명적 열병을 앓은 후 좀 더 분별력 있게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몸이 아프니까 오히려 생각을 하게 되더라. 진지하게 사색해 볼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생기더라고. 과거를 돌이켜볼 때마다 소홀히 넘겼던 나의 의무와 내가 저지른 잘못들을 알겠어.” (p.425~426) 메리앤은 이성에 의해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함으로써 통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의 의지를 밝힌다.

에드워드는 내성적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드러나듯이 사안에 대하여 그 누구보다 설득력 있고 진지한 견해를 보인다. 돈이나 명성 혹은 자리보다는 사적인 평온을 중시하고 자기 만의 삶을 살려는 태도가 매력적이다. “에드워드는 모든 면에서 자신의 의무를 기꺼이 이행했고, 장남의 권리를 차지한 동생과의 운명을 바꾸기를 조금도 원치 않았다.” (p.463) 나아가서는 아름다움과 쓸모가 결합되어야 한다는 에드워드의 의식도 각별하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골짜기는 편안하고 아늑해 보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멋진 시골에 꼭 맞는 곳입니다. 아름다움과 효용성이 함께 있으니까요.” (p.126) 에드워드는 얌전하고 수줍음이 있긴 하지만, 신의를 중시하고 부와 명예에는 욕심이 없는 소박한 성품의 인물이여서 호감이 간다. 이렇듯 오스틴은 인물들의 독특한 특징을 살려, 삶이 너무 일상적이지 않는 다양하고 새롭게 살아가는데 초점을 두고자 한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시대를 뛰어넘어 보편적인 삶의 지혜를 던져 준다. 작품에는 각기 다른 가정 배경과 성격을 지닌 인물이 등장한다. 이성과 감성은 사랑을 통해서 어떻게 나를 알게 되고, 사랑하는 대상을 선택하기 위해서 상대방을 관찰하고 분별하는 능력이 왜 중요한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저자는 성장의 아픔은 물론이고, 진정한 사랑과 진실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어애 하는지 이야기한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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