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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by 글 쓰기 2024.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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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세계의 불평등

 

대구 김종협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말한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지구적인 답을 찾도록 숙제하게 하는 막강한 스승이다. 코로나19는 세계인이 다 걸린다 해도 사망률은 2% 정도다. 지금 우리에게는 모두 죽을 수 있는 핵무기, 기후변화, 자원 고갈, 불평등 같은 더 심각한 위협들이 있고 그 해결책을 찾아나서야 한다.”( 20217월 인터뷰 )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성찰과 대안 모색을 던지는 말이다. 그가 쓴 ,,(김진준 옮김, 문학사상사, 1998 )에서 힌트를 좀 찾을까 한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1937년 생으로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UCLA) 지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생리학, 조류생태학, 생물지리학, 문화인류학 등을 연구해온 과학자이자 작가, 저널리스트이다. 네이처, 내추럴 히스토리, 디스커버를 비롯한 과학 잡지등에 칼럼을 썼다. 주요 저서로는 3의 침팬지, 문명의 붕괴, 대변동, 나와 세계등이 있다. ,,1998년 퓰리처상과 영국의 과학출판상을 수상하기도 한다. 책의 두께만큼이나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책이다.

 

스페인 군대의 잉카 제국 정복 과정을 묘사한 부분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15321116일 잉카의 황제 아타우알파와 스페인의 정복자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페루의 고지대 카하마르카에서 처음 마주쳤다. 168명의 스페인 군이 500배나 되는 원주민 대군을 격파하고 수천 명을 죽이면서 단 한명도 전사하지 않았다. 이 사건는 유럽인이 신세계를 식민지로 만든 직접적인 요인들을 보여준다. 그것은 총기, , 무기, 말을 중심으로 한 군사 기술, 유라시아 고유의 전염병, 항해술, 중앙집권적인 정치 조직, 문자와 같은 것이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주장하는 핵심은 현대 세계의 불평등이 어떻게 나타나게 되었는가를 보여준다. 사실 지금까지도 세계 각지에 정착한 유럽 출신의 사람들이 군사력과 치명적인 세균과 선진 기술을 적절하게 조합해 계속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세상은 왜 이렇게 불공평한 것일까?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30여 년 넘게 연구하고 있다. 스페인 정복자는 불과 수백 명의 정복자들이 신세계에 살고 있던 원주민 수천 명을 살해했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총과 세균 그리고 강철 덕분이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다이아몬드가 조류 진화를 연구하기 위해 머무는 곳인, 뉴기니의 부족이 현대의 기술력을 갖지 못한 것은 창의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지리이다. 그들이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었다면 달라졌을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 p.35 ) 지리 환경은 분명히 역사에 영향을 미친다. 물론 환경결정론으로 이해할 사항은 아니다. 역사의 진행 경향을 지리적 환경의 차이로 착안한 점은 독특하다.

 

이 책 저술 동기이기도 한, 뉴기니의 현지인 얄리는 중요한 질문을 한다. “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화물들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들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 (p.18) 이에 대한 답으로 다이아몬드는 4가지 차이점을 제시한다. 첫째, 가축화 · 작물화의 재료인 야생 동식물의 대륙간 차이다. 둘째, 확산과 이동의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대륙마다 달랐다. 유라시아의 주요 축이 동서 방향이며 생태적 지리적 장애물도 비교적 적기 때문이었다. 셋째, 대륙마다 고립도의 차이가 있었다. 남북아메리카와 호주는 고립도가 높았다. 마지막 넷째는 대륙의 면적과 인구가 달랐다. 면적이 넓고 인구가 많으면 발명가의 수, 경쟁하는 사회의 수, 도입할 수 있는 혁신의 수도 많다는 뜻이다. 이렇게 세계의 부와 권력이 우연히 그에 유리한 환경 덕분이라는 ,,의 핵심을 말해준다. 다이아몬드는 이 네 가지 요인들은 환경과 관련된 크나큰 차이점들로, 객관적인 측정이 가능하며 여기에는 논쟁의 여지도 없다.” (p.596)라 강조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논증한다.

 

이 책의 이야기는 수렵 채집민들이 전 인류를 이루고 있던 석기 시대인 1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부터 각 대륙에 살고 있던 인류 사회들은 서로 다른 발전의 길을 걸어왔다. 수집 채집 단계를 넘어 선진화된 사회들은 문자와 기술, 정부 형태, 조직화된 지역들의 형태를 갖추며 병원균을 매개하고 강력한 무기들도 개발할 수 있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우리 시대의 가장 독창적인 사상가인 재레드 다이아몬드 박사는 세계를 돌며 이런 단서들을 찾아다녔다. 그가 열정을 쏟고 있는 대담한 연구의 취지는 과거의 비밀을 밝혀내고 현재 권력의 뿌리를 찾는 것이다. 즉 지역적 조건들을 통해 역사 과정을 설명한 것이다. 인류 사회를 이해하는 데 있어 획기적인 역사적 책으로 자리매김할 책이다. 부분 부분 드러나는 저자의 인상적인 설명과 값진 교훈들로 가득찬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할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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