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쁜 직선 같은 삶에, 쉼표같은 꿈
역주행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책이 있다. 바로 이미예의 장편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 (2020, 팩토리나인)이다. 판타지 소설 분야 이 책은 2020년 7월 출간되어 전자책 3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 내기도 했다. 작가는 엔지니어로 일하던 경험을 가진 점과 클라우드 펀딩으로 탄생한 책이라는 점이 참신하게 다가온다. 특히 2021대구 올해의 책에 선정되기도 한다.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독특한 마을이 있다. 그곳에 들어온 잠든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온갖 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다. 긴 잠을 자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짧은 낮잠을 자는 사람들과 동물들로 매일매일 대성황을 이룬다. 범상치 않은 혈통의 주인장 달러구트와 그리고 그의 최측근에서 일하게 된 신참 직원 페니가 등장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무의식에서만 존재하는 꿈을 정말 사고 팔 수 있을까?라는 기발한 질문에 답을 찾아가며, 꿈을 만드는 사람, 파는 사람, 사는 사람의 비밀스러운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판타지 소설이다.
기본적으로 이 소설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가끔 현실 세계 사람들의 내용도 나오게 된다. 갑작스런 전개에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현실 세계의 일이 이루어지기까지 백화점에서 산 꿈의 역할이 있었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주인공 페니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입사하여 꿈에 관련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겪으며 꿈의 중요성을 깨닫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꿈을 꾸고나면 그 꿈의 감정이 현실 세계에서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살면서 무수히 많은 꿈을 꾼다. 그 중에는 무서운 꿈도 있고 또 다시 꼽아보는 기분 좋은 꿈도 있다. 꿈을 살 수 있다면 어떤 꿈을 살까? 글세요......
“제가 생각하기에...잠, 그리고 꿈은... 숨 가쁘게 이어지는 직선 같은 삶에, 신께서 공들여 그려 넣은 쉼표인 것 같아요!”(p.32) “그 꿈은 이미 다 손님 머릿속에 있던 겁니다. 결국 고민의 시간이 차이를 만드는 거랍니다.” (p.231)
이 소설은 제목 그대로 꿈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고 나면 흐릿하게 사라져 버리는 꿈속 세상의 이야기이다. 이곳에선 실력있는 꿈 제작자들이 자신만의 꿈을 제작한다. 정성껏 만들어진 꿈을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통해서 사람과 동물들에게 판매한다. 그렇게 구매한 사람들은 꿈을 통해서 느낀 감정 셀렘이나 자신감 같은 그런 감정으로 꿈 값을 지불한다. 우리가 매일 꾸는 꿈에 대해서 한번쯤 자신의 의미를 부여해 본 경험이 있다면, 또 작가가 꿈속 세계를 어떻게 그려내는 지 살펴보고 싶다면 이 판타지 소설에 빠져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이 소설은 독립된 각각의 이야기에 동일한 인물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전하는 피카레스크식 구성으로 이루어진다. 판타지 소설이라 읽으면 흥미롭고 빠져들지만, 이미예 작가는 주인공 달러구트의 말을 이용해 주장한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에는, 아무래도 삶에 만족할 수 없을 때는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두 번째는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는 것을 깨닫는 것이지.” (p.250) 지금처럼 지치고 힘들 때 공감을 주고 위로를 던져주는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