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도 남는 게 없다’며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독서모임을 하는 사람들이 늘 느끼는 심정이다.
글쓰기는 음식 요리법을 익히는 것과 비슷하다.
유명한 세프들의 래시피와 요리법의 원리를 공부한다고 해서 요리를 바로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 조절, 불의 강약, 재료들의 순서 등 본인이 피부로 느껴질 때까지 몸소 훈련을 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글쓰기의 방법, 꼭 익혀야하는 글쓰기의 규칙, 글쓰기의 완전 정복 등은 요리의 레시피와 같아서 그저 참고할 뿐이다. 본인이 직접 계속해서 글 쓰는 연습을 익히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독서모임을 10년 정도 하면서 늘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책은 읽었는데 지나고 나면 기억과 남는 게 없었다. 이렇게 몇 년이 지난 뒤 참석자 누군가가 “독서모임 홈페이지에 독후감이나 느낌을 적어보자.”란 아이디어로 이후부터 독후감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생각들이 많고 어떻게 쓸까 고민으로 망설어졌다. 그래도 일단 써보자란 마음으로 느낌이나 감상을 적기 시작했다. 물론 어설프고 초보적이지만 나름 부뜻한 마음이 들었다.
이런 과정을 계속하다 공공도서관에서 하는 ‘서평글쓰기’라는 과정이 있어 참가하게 되었다. 여기서 많은 깨닫음을 얻게 된다. 나 혼자만의 글쓰기가 아닌, 함께 글쓰기, 즉 글을 공유하고 강사님께 첨삭도 받게 되었다. 독후감이 아닌 서평은 이런 것이구나! 배우면서 책을 분석적, 적극적으로 읽는 자세로 바뀌게 되었다. ‘참 괜찮았다.’ ‘너무 감동적이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고 배울것이 많은 책이라 생각되었다.’ 등의 독후감 수준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책 주장에 대한 나의 해석 · 평가는’ 등 책의 지식을 독자에게 전해줄 수 있는 책 읽기로 변화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여기 올리는 글쓰기는 ‘서평쓰기의 구조, 구성 어떻게 쓰면 글쓰기의 좋은 방법일까’하는 내용은 아니다. 나 역시 그런 전문 지식이 있지도 않고, 논할 능력도 없다. 하지만 내가 직접 경험으로 접한 것을 그대로 솔직하고 진정성을 담아 보여 주려는 내용이다. 미숙하게 시작한 책 읽기에서 독후감 수준, 그리고 서평 쓰기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