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힘
코로나19는 사회적 거리두기, 격리 등으로 직업, 가정, 학업, 취미 등에 이르는 일상의 모든 영역에 변화를 요구한다. 발생 초기 미흡하고 그릇된 정보들이 가짜뉴스로 확대되어 언론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많은 혼란을 일으켰다. 이에 코로나19에 대한 정확한 과학적 지식과 정보를 일반인에게 알기 쉽게 이해를 도와주는 책이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가 편찬한 『코로나 사이언스』 (동아시아, 2020)이다.
IBS는 기초과학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적어낸 코로나19에 대한 ‘진짜뉴스’를 더 많은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코로나19 과학 리포트」의 단행본 발행을 바탕으로 엮은 책이다. 연구 현장의 최전선에서 써 내려간 과학자들의 코로나19 분석 보고서이다. 1부 ‘신종 바이러스의 침투 경로와 방어 전략’, 2부 ‘가공할 전파능력, 궁극의 방어시스템’, 3부 ‘코로나19에 맞서는 사회’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의한 질병명을 ‘코비드-19 COVID-19 : Coronavirus Disease -2019라고 명명하기로 했다. 전자현미경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관찰하면 가장자리 표면이 왕관이나 태양의 코로나를 연상시켜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명명되었다.(p.107) 국내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명칭하고 있으며 언론에는 주로 코로나19로 줄여서 통칭된다. 코로나바이러스를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바이러스 막 표면에 돌기형태의 단백질(스파이크단백질)이 촘촘히 달려 있는 구조이다. 스파이크단백질은 ACE2라는 수용체를 활용하여 숙주세포와 강하게 결합하여 바이러스가 숙주세포로 빠르게 침투하도록 지지해준다.
감염자의 비말과 분비물(손의 땀)로 나온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숙주가 없는 무생물체에서도 한동안 생존한다. 즉 에어로졸 상태에서 3시간, 구리 표면 위에서는 4시간, 종이상자에서는 24시간,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레스 철(즉, 문이나 자동차 손잡이)위에서는 2~3일간 생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p.76) 어찌 됐든 휴대폰, 돈, 지갑, 옷소매, 손잡이, 승강기 버튼 등 감염자의 손이 닿은 접촉부위에 바이러스가 생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하루에 500차례 이상 손으로 얼굴을 만진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손으로 자주 만지는 물체 역시 치명적인 전파 경로가 된다. 일상생활에서 손을 깨끗이 씻는 일도 중요하지만 자주 사용하는 휴대전화, 동전, 신용카드, 컴퓨터 자판 등을 소독제나 세정제를 사용해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생활 지침을 일깨워 준다 하겠다.
코로나19사태라는 미증유의 재앙 속에서도 우리가 얻는 교훈은 있다. 과학자 연대의 중요성이다, 인류 공동의 제안에 맞선 과학자들의 연대 속에서 피어난 아이디어가 코로나19는 물론 향후 발생할 감염병 사태 해결에 기여하리라 믿는다. 인터넷상의 무분별한 정보, 즉 인포데믹(infodemic)은 잘못된 예방법과 치료법을 퍼뜨리며 코로나19 초번에 혼란과 심각한 피해를 줬다. 인포데믹이 끼친 피해는 소금물 스프레이를 뿌린 한 종교 시설의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연구진이 가짜뉴스 확산을 막기 위해 ‘루머를 앞선 팩트’ 캠패인은 정확한 정보와 긴급한 상황에서 진실을 알리는 역할을 수행한 내용이 나온다. 피해와 무익한 가짜뉴스들은 좀 더 관심을 갖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함을 보여준다 하겠다.
다행스러운 것은 현재 각국의 유명 글로벌 제약회사와 연구소들이 앞다투어 다양한 종류의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바이러스 감염 치료제(항체 및 화합물)와 면역치료제도 최근 속속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유전자 연구자들에 따르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새로운 숙주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쁜 쪽(숙주세포 감염력과 바이러스 증식력 증가)으로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고 있다.
효율적인 백신이 상용화 되어 집단면역이 형성될 때까지 엄격한 방역을 유지하며 기다리는 것이 희생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상황이 어떻게 변화하든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은 과학의 힘일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등 〈코로나 사이언스〉 덕분에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이해의 폭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울러 지금도 힘들게 고생 하시는 모든 분들게 감사의 마음이 깊이 솟구친다. 더불어 백신 접종이 시작된 현 단계에서 개인위생 준수,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백신 접종 등 방역 대책에 자발적으로 협조하는 시민 의식이 더 중요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