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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의<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글 쓰기 2024. 2. 1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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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

대구 김종협

 

 

크고 강한 종, 그룹이 지배하고 이겨서 자손을 이끈다는 적자생존의 오해를 풀어 줄 책이 나왔다. 찰스 다윈은 살아남은 것은 가장 힘센 종도, 가장 영리한 종도 아닌 변화에 가장 잘 대처하는 종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기초한 다정함이 진화에 성공적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한 책이 요즘 화제이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의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이민아 옮김, 디플롯, 2021)가 그것이다.

 

 

브라이언 헤어는 듀크대학교에서 진화인류학, 신경과학과 교수를 맡고 있다. ‘듀크 개 인지능력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사이언스> <네이처> (미국국립과학원회보>등의 학술지에 100여 편의 과학 논문을 발표했다. , 늑대, 보노보, 침팬지, 사람을 포람하여 10여 종의 동물을 연구하면서 시베리아에서 콩고분지까지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있다.

버네사 우즈는 작가, 저널리스트로 브라이언 헤어와 함께 개는 천재다를 출간했다. 침팬지를 연구하는 브라이언 헤어와 결혼한 후 함께 우간다, 콩고, 케냐,독일 등 세계 각지에서 침팬지, 보노보, 늑대, 개 등을 연구하며 글을 쓰고 있다.

 

 

먼저 저자는 원제인 Survival of the Friendliest에서처럼 다정함을 강조한다. 어떤 종이든 생물체든 개인이든, 가장 번성한 경우와 가장 성공적인 경우를 보면 예외 없이 다정함에 의존하는 진화로 성공한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러한 다정함은 자기가축화의 결과라고 말한다. 자기가축화는 다정함, 청소놀래기의 사례에서 보듯이 포식자에게 매력을 느끼고 다정함을 느끼는 것이다. 다정함이 자연에서 이로운 상황을 만들어내고 자연선택으로 이러한 다정함이 연출될 때 우리는 자기가축화가 이루어졌다고 부른다.

 

 

자기가축화에 성공한 보노보의 내용은 흥미롭다. 인류와 가장 가까운 살아있는 두 친척 동물은 침팬지와 보노보이다. 하지만 두 자매 종이 사회생활의 관점에서 보면 굉장히 다르게 진화했다. 보노보는 다정해지는 쪽으로 진화했다. 특히 암컷보노보들은 자연에서 침팬지는 이룰 수 었엇던 강한 우정을 쌓을 수 있었다. 대형 유인원 가운데 보노보만이 유일하게 같은 종의 일원을 죽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노보는 이웃 무리에게 공격성을 보이기는커녕 함께 여행하고 먹이를 나눠 먹으며 우호적 관계를 형성한다.” (p.98) 우리 인간도 보노보처럼 이러한 방식으로 진화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우리 종은 독재자가 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p.237)라고 주장하면서 저자는 다정함의 관점에서 민주주의를 언급한다. 농경시대 이전의 인류의 삶을 보면 보통 민주적 사회 시스템이라고 여겨질 만한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농경사회가 되면서 위계질서의 필요성이 생기고, 한 사회에서도 다른 그룹과 다른 룰을 가진 사람들이 생기면서 다른 지위와 권력을 갖게 된 것이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설계되면 권력이 없어도 영향력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대부분의 권위주의 정권들은 정권을 뺏기면 모든 것을 잃는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이 제도를 공고화할 것이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많은 결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더 다정한 미래를 맞기 위해서는 가장 최선의 시스템이 아닌가 생각된다.

 

 

브라이언 헤어는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 “인간 본성의 최악이 나오는 것을 막으려면 서로를 인격적으로 대하고, 그룹을 넘나드는 우정을 쌓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 간 잔인함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책의 마지막에서도 주장한다.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적을 정복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친구를 만들었느냐로 평가해야 함을. 그것이 우리 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숨은 비결이다.”(P.300)

진화, 과학적 실험, 연구 등 과학적 요소가 다분히 많이 나오지만, 저자들(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의 개, 늑대, 보노보, 침팬지, 사람 등 종과 생명에 다가가는 친화적인 마음과 헌신적인 태도에 감탄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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