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삶과 종교에 정답이 있을까?
신에 대한 통찰을 전해주는 책이 있다.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이한음 옮김, 김영사,2007)이다. 2006년 BBC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나온 내용을 엮은 책으로 전 세계 베스트셀러가 된다. 또한 종교 지도자와 신학자들에게 강한 비판의 화살을 받기도 한다. 신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인간의 본성과 가치를 탐색하는 도킨스의 주장을 만날 수 있는 명작이다. 원제 『The God Delusion』을 ‘만들어진 신’으로 번역한 것보다는 ‘신이라는 망상’이 더 와닿는다.
리처드 도킨스는 1941년 케냐 나이로비 출생으로 현재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과학의 대중적 이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지성으로 뽑힐 정도로 영향력 있는 과학자이자 저술가이다. 영국 왕립학회 문학상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문학상을 받았다. 주요 저서로 『이기적 유전자』, 『확장된 표현형』, 『눈 먼 시계공』, 『에덴 밖의 강』등이 있다.
저자는 수많은 과학적 논증을 펼치며 신이 없음을 입증코자 노력한다. 오리려 신을 믿음으로써 자살 테러, 전쟁과 분쟁 등 많은 문제들이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신에게 의지하지 않은 채 인간 본연의 진정한 사랑을 찾는 일에 주목하고자 한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고 서로를 도우면서 보다 충만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데 주목한다.
책의 목차를 보면 다양한 이야기를 많은 학자들의 말과 논증으로 서술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2가지 주요 주제를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신을 찾을 필요가 있는가?’이다. 저자는 ‘믿음은 맹목적이고 과학은 증거에 기반한다.’라 주장한다. 종교는 제대로된 이해를 방해한다고 설명한다. 난제가 발생할 때마다 과학은 한번 부딪혀보자고 하지만 종교는 단순히 신이 했다고 한다는 것이다. 종교는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를 억제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종교가 안이하고 쉬운 설명을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이것은 설명이라고 볼 수도 없고 향후의 탐구도 억제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과학은 합리주의의 한 형태인 반면, 종교는 가장 흔한 형태의 미신이다. 종교는 창조론 없이 존재할 수 있지만, 창조론은 종교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p.109) 도킨스는 과학적인 증거가 아닌 다른 것에 기반을 둔 사상을 방치하는 행위는 비이성적이라 비판한다. 물론 세상의 많은 이들이 종교에 의해 고취된 의식을 가지고 선한 일을 행하기도 하고 사악한 일을 저지르기도 한다. 물론 모든 종교인들이 악행을 저지른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
도킨스가 두 번째로 강조하는 주장은 무신론자의 자긍심이다. 무신론자가 된다는 것은 결코 구차하게 변명해야 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당당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요한 것은 히틀러와 스탈린이 무신론자였는가가 아니라, 무신론이 사람들로 하여금 나쁜 짓을 하도록 체계적으로 영향을 미쳤는가이다. 그런 증거는 손톱만큼도 없다.” (p.412) 이 모든 것은 무신론자에 대한 인식이 이상하고 급진적인 소수파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무신론자임을 밝히고 행복해졌을 사람에게도 장애물이 되어 왔다. 도킨스는 무신론자라는 단어의 순화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무신론자를 대체할 최적의 단어는 비(非)신론자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무신론자와는 달리 비신론자라는 개념은 공포심이나 히스테릭한 반응은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도킨스는 무신론자임을 공개 선언하는 사람들이 임계 질량만큼 확보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뒤를 따를 것이라 강조한다.
도킨스는 가난한 이와 약한 이를 돕고자 하는 인간의 타고난 본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닐까? 도킨스의 메시지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의 참모습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놓고 조용히 생각해 본다. 어떤 사람들은 모스크에 가고, 어떤 사람들은 교회에 가고, 또 어떤 사람들은 또 다른 숭배의 장소에 가고, 또 어떤 사람들은 아무것도 숭배하지 않는다. 이게 사람 사는 방식이 아닌가......삶과 종교에 정답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