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생태계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 (김은령,에코리브르,2017)을 출간하여 살충제의 폐해를 지적한다. 무분별하게 살포되는 살충제가 생태계를 파괴하며 축산업뿐만 아니라 보건상의 피해까지 유발한다는 것을 고발한다. 카슨은 미국 정부가 살충제 살포로 해충을 줄이고 화학 산업을 육성하는 효과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점을 비판한다. 철저하게 데이터에 근거한 레이철 카슨의 고발은 전 세계 환경 운동의 서막을 이루는 대단한 역할을 한다.
레이첼 카슨은 1907년 펜셀베이니아주 스프링데일에서 태어났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고,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해양생물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51년 『우리를 둘러싼 바다』를 발표하면서 문학적 성과를 인정받는다. 저서로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다의 가장자리』, 『잃어버린 숲』 등이 있다.
살충제 방제의 큰 피해 사례 중 하나는 불개미이다. 다름아닌 1958년과 1959년에 걸쳐 미국에서 이루어진 불개미 항공 방제이다. 9개 주 정부와 연방 정부가 협력하여 8만㎢에 살충제를 뿌리는 계획이 시행된다. 덕분에 미국의 살충제 제조업체들은 노다지를 캔 것 같은 이익을 누린다. 불개미 방제에 사용하기로 한 디엘드린과 헵타클로르는 DDT보다 독성이 몇 배나 강하다. “살충제가 뿌려진 지역에서 몇몇 야생 동물은 완전히 사라졌고 조류, 가축, 애완동물이 죽었다. 농무부는 이런 피해의 증거를 과장되고 오도된 것이라고 무시해버렸다.” (p.193) 미국 농무부는 정부 간행물이나 영화에서 불개미를 농업의 파괴자요, 동물과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묘사했다. 연구자들이 불개미가 만드는 훍무더기가 토양에 공기를 통하게 하고 배수를 원활하게 도와주는 이점이 있다는 보고를 정부는 무시했다. 불개미에 물려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농무부의 선전과 달리, 미국에서 1959년에 말벌이나 벌에 쏘여 사망한 사람은 33명이었지만 정작 불개미에 물려 죽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화학물질의 살포는 부득이하게 사용할 때에는 극도로 주의해야 하며 사용 목적 이외의 대상에는 절대 접촉해서는 안된다는 경고를 안겨준다. 그 피해는 곤충이나 식물뿐만이 아니라 화학약품이 뿌려진 지역에 사는 동물, 식물과 인간마저도 예기치 못한 재앙처럼 독극물과 접촉하게 됨을 보여준다.
책 표지에 나오는 죽은 새의 모습에서 보듯 심각한 먹이 사슬을 통해 전해지는 화학 살충제의 폐해를 비판한다. 『침묵의 봄』에서 울새가 사라진 이유는 바로 먹이 사슬 때문이었다. 처음에 사람들은 네덜란드느릅나무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을 막기 위해 나무에 DDT를 뿌렸다. 그런데 DDT를 뿌린 다음 해부터 울새가 한두 마리 죽기 시작하더니 몇 년 지나지 않아 울새가 모두 죽어 버리고 말았다. 바로 나뭇잎과 울새 사이에서 먹이 사슬의 고리를 이루었던 지렁이 떄문이었다. 나뭇잎에 뿌려진 DDT가 지렁이를 통해 울새의 몸까지 전해진 것이다. 위스콘신 주에 사는 한 여성의 말이 울림을 준다. “느릅나무를 구하기 위해 새를 다 죽여서는 안 됩니다. 새도 보호해야 합니다. 울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봄철보다 더 우울하고 적막한 것은 없으니까요.” (p.139) 우리는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잠깐 편안함을 누릴 뿐 결국에는 벌레를 없애지도 못하면서 사악한 해충 방제의 희생물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자연의 섭리에 맡겨두면 새와 나무가 서로를 살린다는 이치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침묵의 봄』이 우리나라에 2011년 초판이 발행되었다. 2011년 3월11일 은 일본 후쿠시마에서 지진 해일로 인해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누출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후쿠시마 일대가 방사능에 심각하게 오염된 것은 물론 바다로 흘러나온 방사능 폐기물 때문에 바다 생물까지 크게 오염되었다. 안타깝게도 방사는 폐기물 문제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끊이지 않는 바다 오염 사고는 우리의 생존 가능성을 위협한다. 인간이 자연을 투쟁의 대상이자 굴복시켜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는 사고를 바꿔야 한다. 자연에 순응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환경오염은 오만의 결과이자 무지와 탐욕의 산물임을 꼭 명심해야 할 것이다.
환경 운동의 대가 레이쳴 카슨의 『침묵의 봄』 은 인간의 이기심을 경고한다. 환경 운동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침묵의 봄』은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알린다. 카슨은 약 4년에 걸쳐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DDT 피해 사례들을 직접 수집하고 연구했다. 살충제가 더 이상 신이 내린 축복의 물질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 책은 환경에 대한 생각과 행동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각성케 해준다. 일리노이 주 힌스데일에 사는 한 가정주부의 편지가 대변해 준다. “울새와 찌르레기의 모습을 거의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새들이 죽어 갑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p.128)
※ DDT : (Dichlono-Diphenyl-Trichlono-Ethane, 다이클로로 다이페닐 트라이클로로 에테인)